책소개
기원전 399년 아테네에서 ‘세기의 재판’이 열렸다. 아뉘토스(Anytos) 등이 낸 피고 소크라테스의 공소장엔 “나라의 신들을 믿지 않고 새로운 신들을 들여왔으며 젊은이들을 타락시킨 자”라고 적혀 있었다.</br></br>피고는 첫 배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두 번째 배심에서는 사형이 선고되었다. 법정에서 배심원들에게 “잘난 체하는 말투로 나쁜 감정을 유발”(크세노폰의 『소크라테스의 변론』)한 대가였다. 아테네와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쇠퇴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장터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그렇게 사형을 당했다. </br></br>이것은 부당한 것이며, 소크라테스의 종교관과 교육관은 건전하다는 것을 아테네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은 생각했을 것이다. 그의 제자였던 플라톤과 크세노폰은 동일한 제목의 글을 남겼다. 그들은 저마다 소크라테스의 발자취를 『향연』과 『소크라테스의 변론』에 담았다. 그래서 서로 비교되기도 한다. 크세노폰이 그리는 소크라테스는 플라톤이 그리는 소크라테스보다 현실적이며, 그래서 실제 소크라테스에 더 가깝다는 평을 받는다. </br></br>이 책은 크세노폰의『소크라테스 회상록』 『향연』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한 권으로 묶었다. 다른 텍스트에는 없는 소크라테스에 관한 풍부한 일화를 담고 있다. 고전번역가 천병희 교수의 번역으로, 그리스어 원전 번역이다.
저자소개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이자 철학자. 아테네 동쪽 에르키아에서 귀족 그릴로스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귀족의 품격과 수준 높은 교양을 익혔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발발 이후 아테네에 들어와 살았고, 여기서 소크라테스를 만나 직계 제자가 되었다.
페르시아 내전 당시 반란군의 용병으로 참전한 크세노폰은 반란이 예상보다 빨리 진압되는 바람에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한다. 그는 임시 지휘관이 되어 그리스 용병부대를 이끌고 천신만고 끝에 고국으로 귀환했는데, 이 과정에서 빛나는 지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국 스파르타의 동맹국 페르시아에서 용병대장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고향 아테네에서 추방당한다.
스파르타에서 여생을 보낸 크세노폰은 그리스와 페르시아 두 제국 사이, 아테네와 스파르타 두 도시 사이에서 ‘경계인’ 또는 ‘주변인’으로 살아가며 얻게 된 새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여러 저작을 남기는데, 이때 필생의 역작 『키루스의 교육』이 탄생한다. 소크라테스의 또 다른 제자 플라톤은 『국가』에서 혼란에 빠진 그리스의 정치에 대해 철학적이고 이상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면, 크세노폰은 『키루
스의 교육』에서 실천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 밖에도 『향연』, 『경영론』, 『회상』, 『소크라테스가 배심원 앞에서 행한 변론』, 『소아시아 원정기』, 『그리스 역사』, 『기마술』 등 다양한 저작을 집필했다. 크세노폰의 저작들은 당대 아리스토텔레스와 이소크라테스에게 영감을 주었고, 르네상스 시대 정치사상가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며, 오늘날에도 많은 이에게 불후의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