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는 사람들이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감정을 맛으로 느낄 수 있어”
삼월의 어느 따뜻한 봄날 오후,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로즈에게 엄마는 먹음직스러운 레몬 초코 케이크를 구워준다. 향긋하고 진한 풍미의 케이크를 한 입 가득 입에 넣은 로즈. 최고급 초콜릿과 신선한 레몬 같은 재료들 아래에 숨어 있던 맛, 즉 엄마의 “부재, 굶주림, 소용돌이, 텅 빔의 맛”을 느끼고 충격을 받는다. 곧 무언가를 먹으면 그것을 요리한 사람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특별한 능력 아닌 능력을 갖게 된 아홉 살 로즈. 화가 난 쿠키, 지쳐 있는 우유, 사랑해달라고 소리치는 샌드위치 등 모든 음식에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리고 곧 상상할 수도 없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비밀스러운 능력을 가진 소녀의 성장통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독창적인 상상력과 예민한 감성으로 그려낸 에이미 벤더의 장편소설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은,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 더욱 필요한 이해와 인간의 감정 그 이면을 섬세하게 탐구하며 예기치 못한 삶의 비밀을 깨닫는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
저자소개
일상적인 모습 이면에 감추어진 고독한 인간의 내면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는 미국의 소설가. 동화적이지만 현실적이고 밝지만 어두운 독특한 이야기들을 통해 영혼의 고독을 위로하는 소설을 주로 발표했다. 전쟁에서 입술을 잃어 키스할 수 없는 남편, 불의 손과 얼음의 손을 가진 두 명의 소녀가 등장하는 첫 소설집 《불타는 스커트의 소녀(The Girl in the Flammable Skirt)》(1998년)가 그해 『뉴욕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고 『LA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가장 신선한 목소리를 가진 신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발표한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사인(An Invisible Sign of My Own)》과 소설집 《제멋대로 녀석들(Willful Creatures)》 모두 특유의 동화적인 설정과 우울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으로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퍼블리셔스위클리』가 매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문학 작품에 수여하는 푸시카트 상을 두 번 수상했고, 단편 〈얼굴들(Faces)〉로 셜리잭슨 상을 받았다. 가족, 사랑, 성장에 관한 달콤쌉싸름한 이야기인 최근작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역시 발표와 동시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고, 현재 17개 언어로 번역 소개되었다.
정신적 질병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쓰고 감독하고 연기하는 비영리극단 ‘이매지네이션 워크숍‘의 시니어 아티스트이기도 한 에이미 벤더는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며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고 있다.